반응형

평 3점

<군함도>로 실망했던 마음, <모가디슈>로 회복.

1. 류승완 감독의 전작 <군함도>에 정말 큰 실망을 했었다. 역사 왜곡에 피해자 지우기나 마찬가지인 이야기 전개.. 어쨌든 전작이니 일단 넘어가자. 이번 영화로 어느 정도 만회가 된다. <베테랑> 때도 느낀거지만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힘이 좋은 편이다.

2. 배우 구교환은 독립영화계의 최고의 스타였어서 내 확실히 빛을 볼 줄 알았다. 이번 영화에서도 반짝 반짝 빛났다. 다만, 설정을 보아하니 저 캐릭터 분명히 죽겠구만 싶었다. 그리고 모가디슈의 배경을 원래도 알고 있었고... 역시나... 죽는 장면에서 참 마음 아팠다.

3. 남북의 현실을 잘 표현해냈다. 또한 어찌 이렇게 시국이 잘 맞아떨어졌는지, 올해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상황이 겹치면서 그 곳도 이렇게 지옥이었겠구나싶다. 모가디슈의 역사적 배경은 다큐멘터리로 제작할만한 이야깃거리라고 생각된다.

현 극장 흐름상, <모가디슈>는 2021년 올해 한국영화 최대 흥행작이 될 것 같다.

 

반응형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는 매일매일 (Us, Day by Day, 2019)  (0) 2021.11.06
암살자들 (Assassins, 2020)  (0) 2021.10.15
슈퍼히어로 (Super Hero, 2021)  (0) 2021.10.08
들랑날랑 혼삿길 (I Smell Wedding Bells, 2021)  (0) 2021.10.08
뭐해 (WRYD, 2021)  (0) 2021.10.08
반응형

평 3점

때깔 정말 기깔나게 잘 빠졌다.

영화 초중반부는 정말이지 훌륭하다! 영화 전체적인 긴박감과 압박감을 굉장히 잘 설정했다. 뭐가 나올지 정말 두근두근 하면서 봤다. 게다가 추격 장면도 자칫하면 차 망가뜨리지 않으려는 모습이 보여서 어설프게 찍힐 수도 있었는데 전혀 어설프지 않았다. 각 종 특수효과들도 잘 해냈다.

그런데 문제는 후반부다. 뒷심이 부족하다는 말은 이 때 쓰는 것일까. 초중반부까지 긴장하면서 잘 보고 있었건만, 주인공이 흑화하는 장면에서 실소가 풋 하고 터져나왔다. 이거 장르 코믹이야?

내면을 한번 들여다보라는 주제 의식인데.. 너무 직관적으로 표현했다는 아쉬움이 든다.

반응형
반응형

평 3.5점

내가 잊고 살던 나의 세계.

다큐멘터리 장르의 영화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면서 주제가 그렇게 확 와닿았던 적이 별로 없다. '다큐를 볼 시간에 극 영화를 보겠다!' 이런 생각도 좀 있었다.

그러던 찰나에 <내언니전지현과 나>라는 영화를 알게되었다. 그 때는 제목만 알았다. 제목 특이하네. 어? 포스터는 생각보다 더 좋네? 내용은 망겜...? 이게 뭐지? 이런 생각만 가득했다. 왓챠피디아에서 이 영화를 찾아보니 의외로 평이 또 좋길래, 언제볼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볼 영화로 일단 적어두었다. 그러고 잊고 살았다.

그런데 그 후에 내가 영화 제작 수업을 듣고, 직접 단편 영화와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함께 영화를 만들었던 감독과 팀원의 영향으로 다큐라는 장르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편집의 예술이라는 다큐. 요즘들어 나도 내 이야기를 다큐로 한번 만들어보고싶다는 생각도 강해졌었다.

<내언니전지현과 나> 감독의 인터뷰도 좀 읽고, 강의 소식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전에 먼저 영화를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구입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내 습관이, 꼭 보고싶어서 영화를 구매하면 그 순간부터 흥미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넷플릭스나 왓챠도 꼭 결제하고나면 계속 영화 보기를 미루게된다. 그래서 또 습관대로 계속 미뤘지만, 네이버 시리즈온의 대여기간이 몇일 남지 않았다. 그래서 봤다. 사실 시리즈온에서 구매하지 않고 넷플릭스나 왓챠같은 스트리밍 구독 플랫폼으로 봤으면 계속 미뤘을 것 같다.

별 기대 없이 틀었다. 이게 무슨 내용일까. 그러다가 서서히 점점 빠져들었다. 일랜시아라는 게임은 한번도 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지만 나 역시 어린 시절에 넥슨의 <메이플 스토리>나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트 라이더>같은 게임을 하면서 자랐다. <바람의 나라>도 들어본 적 있었고. 그래서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게임이지만, 대충 어떤 식으로 운영되는 게임인지도 파악이 되었고 그때의 향수가 느껴졌다.

망겜을 위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감독의 모습을 통해서, 내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세계가 다시 떠올랐다. 나의 세계를 다시 만났다. 마음이 막 몽글몽글해지고, 괜스레 울컥하는 장면도 더러는 있었다. (눈물은 나오지 않았지만) 아, 이래서 다큐를 만드는구나. 극영화만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내면의 이야기를 들여다본 느낌이었다.

또한 일명 새천년세대 (밀레니얼세대)로 대표되는 8090년생들이 즐겼던 게임에 대한 이야기다보니까, 우리 세대 이야기가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더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성취와 성장이라는 것이 많이 결여된, 경쟁에만 내몰렸던 우리가 왜 게임에 돌아올 수 밖에 없었는지. 게임에는 눈에 보이는 성취가 있고, 마음을 나눌 커뮤니티라는 공간이 있다. 그 곳에서 친목도하고, 캐릭터에 나 자신을 투영하면서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준 것 같다.

한편으로 남들이 보기에 그저 게임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에 이렇게 열심히 몰입할 수 있다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노력하는 그 모습이 보기 좋아보였다. 나도 좋아하는 것을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강하게 들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으로 성취를 만들어내고 지켜나간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고싶다.

더불어, 감독의 전작 <퍼펙트 마라톤>도 기회가 된다면 보고싶다.

 

무언가를 오래토록 애정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영화!

온라인 이야기지만 현실과도 연관된다.

 

출처:

https://twitter.com/FRDvHGnRt9shP2b/status/1320591882376757248?s=20

 

일랜시아 내언니전지현 on Twitter

“<내언니전지현과 나>가 개봉합니다. 영화감독을 꿈꾼지 10년, 일랜시아를 한지 16년이 지났습니다. 일랜시아를 하면서 영화감독을 꿈꾸게 됐는데, 일랜시아로 개봉을 하게 됐습니다. 무언가를

twitter.com

감독의 트위터

무언가를 욕망하는게 쉽지 않은 현생이라는 말이 너무 와닿는다!

오늘 이 영화 잘봤다.

 

+)

 

반응형
반응형

평 3점

지독한 현실감.

1. 자기PR의 시대, 오디오보다 비디오. 같은 대사들이 심금을 울린다. 누군가는 다 이루고 28살에 요절하고, 누군가는 이름 한번 알리지 못했지만 오래도록 산다. 예술계는 2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2. "행복하니? 우리들 중에 지 하고싶은 일 하면서 사는 놈 너밖에 없잖아. 그렇게 좋아하던 음악하면서 사니까 행복하냐고."

3.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서 돈벌고 살기는 정말 어렵다. 그런데 그렇다고 먹고 살기위해 취직해서 일하며 꾸준히 나오는 월급으로 살아도 행복이 보장되지 않는다. 게다가 정년보장 되는 일자리는 더 잡기 힘들다. 산다는 게 뭔지 참...

4. 너무 잔인하긴하지만 대다수 예술인들의 현실이다. 지독하게 현실적이다. 

+)

반응형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녀 (Her, 2013)  (0) 2021.05.01
히트맨 (HITMAN: AGENT JUN, 2019)  (0) 2021.04.28
최종병기 활 (War of the Arrows, 2011)  (0) 2021.04.24
미나리 (Minari, 2020)  (0) 2021.04.23
힘내세요, 병헌씨 (CHEER UP MR. LEE, 2012)  (0) 2021.04.19
반응형

평 3.5점

계속 그렇게 버티며 잘 자라라. 미나리처럼.

1. 정말 절망적인데... 그런데 이상하게도 위안이 된다. 정말 큰 위안이된다. 역설적이게도 삶을 살아갈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2. 이야기의 변주가 적고 내용이 담백해서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3. 영화 외적으로 너무 재밌고 웃긴것은 마지막 결말이다. 미나리 팔아서 다시 잘되는 모습 보여주나했더니 그냥 그대로 영화가 끝난다. 결말이 다소 뜬금 없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후기를 찾아보니 나만 그런 생각을 한게 아닌가보다.

+)

++) 정이삭 감독의 실제 사진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말은 역시 맞다

반응형
반응형

평 3.5점

자화상을 마주하다.

1. 재치있다 정말. 줄거리 읽을 때 부터 이럴줄 알았다.

시나리오 언제쓰냐는 질문에 "내일~"

노트북을 켠지 8시간만에 시나리오를 쓰려고하는 장면에서 한번 빵! 시나리오 제목의 글씨체를 정하는데 1시간 할애한다는 부분에서 완전히 빵빵 터졌다.

하루에 1시간 일하면서 어떻게 시나리오 2주만에 완성했냐는 물음에, 나 24시간 일하는데? 23시간 생각하고 1시간 글 작성한다는 부분 역시 웃기다!

실 없는 농담의 향연이다. 'PD로서의 김범수... 괜찮아요. 한국말도 할 줄알고 두 발로 설 수 있고...'

그런데 그 실 없는 농담들이 어찌나 웃기던지 계속 웃었다.

2. 영화과 동기 중에 영화하는 사람은 정작 별로 없다는 한줄의 대사도 심금을 울린다.

몇년 전 영화클래스에 참여하여 단편영화 제작을 할 때, 함께 만들던 친구들과 하던 이야기가 떠오른다. 그 당시 팀원이 총 7명이었는데 여기서 딱 한명만 나중에 영화하고 있어도 대성공인거라고 우리끼리 대화하곤했다. 그만큼 살아남기가 어려운 업계다.

3. 나는 사실 이병헌 감독의 최대 흥행 상업 영화 <스물>과 <극한 직업>을 정말 재미없게 본 사람이다. 그런데 <힘내세요, 병헌씨>는 신인 감독 특유의 재치발랄함과 풋풋함이 여실히 느껴지는 작품인데다가 유머가 너무 잘 맞았다. 현실적인 토대에서 자조섞인 이야기가 너무나도 와닿았다. 게다가 재미있기 까지하다! 이 영화 시나리오를 일주일만에 완성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이병헌 감독의 인터뷰를 찾아보니 하려던 영화가 엎어지고 일주일만에 완성했다고하는데,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곳곳에서도 묻어난다. 결국 <힘내세요, 병헌씨>에서도 하려던 영화가 엎어지고 단편영화를 제작한다.

4. 이 영화의 극강의 단점이 존재했으니, 바로 음향이다. 대사 전달이 너무 안된다. 못 들은 대사가 너무 많다. 소리를 최대로 키워도 웅얼웅얼 대사가 다 씹힌다.

5. 이 작품 이후 이병헌 감독은 불과 2년여가 지나서 상업 영화 <스물>로 소위 말하는 대박이 터지고, 또 다시 4년여가 흐른 후에는 <극한 직업>으로 천만영화 감독이 된다. 게다가 그 뿐인가. 드라마 <멜로가 체질> 역시 성공했다.

자신의 상황과 자조적인 유머가 섞인 <힘내세요, 병헌씨>와 현재 그의 성공가로를 달리는 삶을 비교해보면 이 영화에 대한 소회가 남다를듯하다.

마치 자기 자신에게 조금만 더 힘내보라고 응원해주고싶어서 만든 듯한 이 영화. 아마도 꼭 '영화'라는 장르에 국한 되지 않더라도, 자신의 꿈을 갖고 있고 그 길을 향해 가고싶어하는 그 누구든 공감하며 볼만한 영화다.

덧으로, <힘내세요, 병헌씨>에서 주인공 병헌씨가 마냥 게으르고 나태한것 만은 아니다.

비록 2주만에 뚝딱 만들어냈지만 시나리오도 '완성'이라는 것을 했다. (무언가의 창작물을 누구나 시도는 해볼 수 있어도 '완성'하는 것은 정말 별개의 문제다. 정말 어렵다.) 매일 술을 먹지만, 부산국제영화제에도 가고 시나리오도 고치려고 노력하고 또 하려던 일이 잘 안되니까 단편영화도 찍었다.

똥을 싸든 뭘하든 일단 계속 해보라고 응원해주는 것만 같다. 꿈보다 해몽처럼 느껴질지는 몰라도 어쨌건 내가 영화보면서 그렇게 느꼈다. 또 한명의 병헌씨로서 나도 정말 열심히해봐야지. 나도 꼭 사람 마음 적셔봐야지.

+)

반응형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종병기 활 (War of the Arrows, 2011)  (0) 2021.04.24
미나리 (Minari, 2020)  (0) 2021.04.23
광해, 왕이 된 남자 (Masquerade, 2012)  (0) 2021.04.16
매직 마이크 (Magic Mike, 2012)  (0) 2021.04.15
허트 로커 (The Hurt Locker, 2008)  (0) 2021.04.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