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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3.5점

그 시절 감성과 시대적 배경을 보유한 최고의 시트콤

1. 요즘 시대에 잘 보이지않는 장르는 시트콤이다. 내가 어린 시절만 해도 순풍 산부인과, 세 친구,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없다를 비롯해서 논스톱 시리즈가 꾸준히 사랑받았다. 하하. 논스톱 시리즈 덕분에 대학 생활에 대해서 막연하게 낭만을 품었더랬지. 2000년대 중후반으로 가면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뚫고 하이킥까지가 대중들에게 널리 사랑 받았던 시트콤이고, 그 이후로 맥이 끊겼다. 어찌된 일일까.

2. 어쨌든 나는 시트콤을 참 좋아한다. 보통 1회차당 20-30분 내외로 짧기도 하고, 대략적으로 등장인물들의 성격이나 특징만 파악하면, 언제봐도 재미있다. 앞뒤 줄거리를 모르더라도, 혹여 한 두 회차 빼놓고 봤더라도 이해하기도 쉽다.

드라마 장르에 도전하기 어려운 이유는 1회차당 길이도 40분 이상으로 길지만, 한번 못 놓치면 그 다음에 내용 파악하기가 어렵기도 해서 그렇다. 그래서 드라마는 항상 각 잡고 봐야하지만, 시트콤은 그냥 편하게 볼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시트콤 장르를 사랑하는거다. 그리고 사실 방청객들의 웃음소리가 삽입되니까 그게 또 다른 재미이자 묘미다. 연극 보는 느낌도 난다. 드라마에서는 없는 방청객들의 웃음소리!

3. 2000년대 초반에 나온 시트콤 답게, 시대적 배경이 곳곳에서 드러나는데 이거 참 역사적 사료다 사료! 주식 구매를 전화로 한다던가, 이제는 없어진 크라운 베이커리, 주변의 거리나 사람들의 옷차림이 그렇다. 심지어 2002 월드컵도 나온다!

4. 전설의 방송분들은 내용을 이미 다 알고있다.

영삼의 키위 지키기 편이나, 노구 극대노, 홍렬 똥 참기 등은 커뮤니티에서 짤로 많이 돌아다녀서 이미 내용을 다 안다.

그래서 그런 전설의 방송분을 제외하고 내가 재밌게 본 회차는,

22화 오중의 포경 수술

127화 노구, 해미양 사과할게요

129화 노구, 정수 혼내주기

202화 정수의 질투

228화 사오정 노구

이 정도다.

특히 사오정 노구와 해미에게 사과하는 노구 편은 진짜 자지러지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이 시트콤 최고의 캐릭터는 단연코 노구다.

5.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의 경우 총 293화 + 설날 특집

거의 300편에 육박한다.

원래는 이 시트콤을 정주행 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우연히 유튜브에서 SBS 측이 올려주는 편집본을 보게되면서 결국 정주행을 해버렸다.

올해는 이렇게 시트콤 보느라 영화도 거의 못 봤다.

이제 드디어 정주행을 끝났으니 영화를 볼 생각이다.

그리고 앞으로 아마 다른 시트콤을 볼 일은 없을 듯 하다.

몇 개월동안 하루에 3편씩 꼬박꼬박 이 시트콤을 정주행하면서 웃었고, 나에게 소소한 즐거움을 주었으니 시트콤 중에서 수작이라고 칭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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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4.5점

역시 수작은 전세계 누구에게나 통한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한국드라마는 무려 10년 전 <시크릿 가든>이다.

그간 숱한 화제를 불러온 많은 드라마가 있었다. 응답하라 시리즈, 킹덤, 도깨비, 태양의 후예, 사랑의 불시착, 별에서온그대, 부부의세계, 나의아저씨, 호텔델루나, 스토브리그, 미생, 스카이캐슬, 펜트하우스, 해를품은달, 비밀의 숲 등등..

무수히 많은 드라마의 유혹을 이겨냈다. 왜냐하면 기본 10화가 넘어가는 드라마를 볼 자신이 없었다. 긴 호흡의 서사를 끝까지 볼 자신이 없고, 내가 드라마에 한번 빠지면 현 생을 버릴 정도로 푹 빠지는 걸 잘 알고있었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변수가 너무 많다. 방영하다가 작가라도 교체되면 이야기의 결이 갑자기 너무 달라진다. 또, 인기가 많으면 억지로 이야기를 질질 끌기도 하는데 나는 그게 정말 싫다.

또 드라마의 경우 주마다 1,2회씩 방영되는데 그걸 기다리는게 너무 힘들었다. 게다가 긴 시간 보다가 중간에 재미없으면 하차하는 것이 싫기 때문에 잘 만든 드라마만 나중에 봐야지 하고 미뤄두다가 결국 드라마는 시도도 못하고 아예 보지 않는 영역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오징어게임은 현재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전세계에서 위용을 떨치는 이런 작품은 그냥 넘어갈 수 없지. 게다가 오징어게임, DP,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보지 않으니까 대화에 끼기도 어렵다.

또 늦게 볼 수록 자꾸 스포를 당하게 되서 그게 싫어서 빨리 봐야겠다 싶었다.

넷플릭스가 좋은 점은 드라마 전체를 한번에 공개한다는 것이다. 몰아보기 참 좋다.

그래서 나도 결국 오징어게임 대열에 합류했다.

무려 10여년만에 한국 드라마에 시도하는 것인데 기대가 크다.

1화

몰입감이 좋다. 강말금, 허성태 등의 내가 영화 쪽에서 주의 깊게 봐온 배우들도 출연한다.

특히 미술에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나서 참 좋았다.

2화

뻔하게 계속 게임을 이어나갈줄 알았는데 색다른 전개라 놀랐다. 노련하게 이야기를 전개할 줄 안다.

3화

경찰의 잠복으로 이야기 전개가 더욱 긴장되고 흥미 있어진다.

그 유명한 달고나 게임! 달고나 먹고싶다.

4화

갈등 상황을 조성할 줄 아네. 긴장감 장난 아니다. 우리 어린 시절 하던 전통 놀이가 이렇게 다양하고 재밌고 전략적인 놀이가 맞구나.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도 꽤나 흥미롭다. 신선한 얼굴이라서 더욱 극에 어울린다.

5화

너무 긴장되니까 미치겠다. 경찰이 잠복하는 설정은 너무 무모한 것 같기도하고..

6화

지영이 역 대사가 너무 웃기다. 6.25 이후의 최대 비극이라니.

세상에. 감정 한번 제대로 건드릴줄 안다. 진짜 많이 울었다. 깐부가 왜 이리 많이 회자 되는지 알겠네. 깐부 편은 미쳤다.

7화

약자를 끼워주던 문화인 우리의 것 깍두기도 소개하다니. 정말 재치있고 재밌다! 그렇지 한국은 예전부터 소외되는 사람을 끼워주는 놀이 문화가 있었지.

캬 진짜 VIP 세트 한번 황홀하게 잘 만들었다. 돈 투자한 값어치가 잘 보인다. VIP들이 쓰고있는 마스크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내용 전개 기가막히게 잘한다 정말.

나는 오늘 밤 잘 수 없겠다. 내일 일정에 지장이 생기더라도 끝까지 다 보고 자야겠다.

8화

만찬 차림새 정말 멋지다. 이번 편은 짧아서 다행이다. 이야기가 조금 늘어지는 느낌이다.

9화

대망의 마지막화. 조금 진부해져간다 싶을 때 마지막까지 제대로 이야기에 집중하게 만든다.

빨간머리 너무 웃기다. 왜 하필 빨간 머리지? 굉장히 튀는 장면이라고 느껴졌다. 솔직히 웃겼다.

훌륭해! 시즌2를 만들 여지를 남겨두고 끝낸다. 드라마 장르 답게 끝내네.

다만 회수하지 못한 떡밥이 너무 많아서 이걸 앞으로 어떻게 풀어갈런지 그게 참 궁금하고 아쉽다.

총평

정말 많은 준비를 한 작품이라 느껴졌다. 의상부터 미술, 내용 전개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다.

너무 잔인하다는 항간의 비판도 있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이라 그건 감안하고 봤다. 또 우리나라 드라마, 특히 공중파에 방영되는 경우 이만큼 거칠게 만들기 쉽지 않은데 이건 넷플릭스 제작이라 가능 했던 것 같다. 또한 공중파 방영작이 아니기때문에 과도한 PPL로 작품을 망친다는 느낌도 없었다.

항간에서는 일본의 데스게임 작품들을 거론하곤 하는데,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 뭐가 똑같다는 것인지? 원작자도 다르다고 했는데 굳이 나서서 표절작이라고 떠벌리고 다니는 사람들의 심리가 궁금하다. 일본을 찬양하고 한국을 깎아내리는 사람들의 내재되어있는 심리는 열등감이던데. 그런 심리겠지.

전형적인 데스게임처럼 진행되지 않는다는 부분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역시 잘 만든 작품은 세계에서 통한다.

가히 오랜만에 드라마라는 장르를 시도해볼 만한 잘 만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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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4점

참사의 진행 과정을 철저한 고증과 적절한 거리로 묘사하다.

1. 미국 드라마의 한결 같은 문제점은 시작은 거창하지만 끝은 미약하다는 것이다. 시즌 1이 굉장한 인기를 끌게 되면 뒷 시리즈부터는 이야기를 늘려서 질질 끈다. 죽었던 인물을 살려내기도하고, 시작은 가족을 구하기 위함이지만 끝에서는 전 인류를 구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간결하게 딱 5부작으로 자신이 하고싶은 주제를 구현해냈다.

2. 현실과 드라마를 비교해보면 어떤 것이 진짜인지 구분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고증을 아주 잘 해냈다. 게다가 참사의 진행 과정을 적절한 시선의 거리에서 묘사하고 보여준다. 지나치게 신파적이거나, 감정적이지도 않는다. 굉장한 장점이다. 게다가 수 많은 인물을 보여주면서도 혼동과 헷갈림이 적은 편이다. 소방관, 소방관의 부인, 과학자. 계속해서 다양한 인물 그리고 소시민을 묘사하며 방사능 참사가 우리에게 미친 영향을 보여준다.

3. 몰입감이 대단하다. 사실, 1편당 1시간 가량으로 총 5부작이니까 5시간짜리 드라마다. 그런데 1편이 1시간이라는 압박감 때문에 (대부분의 미드는 40분 정도니까) 괜시리 손이 안 갔다. 한번 시작하니 멈출수가 없었다. 게다가 표현하고자하는 부분만 적절하게 표현하고 완성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싶다. 작품성이 대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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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3.5점

스파이와 요원과의 묘한 관계를 다룬 추격 스릴러

영드를 보는 건 오랜만이다. 큰 장점은 미드처럼 에피소드가 많지 않고 대체로 짧고 굵은 편인게 좋다. <킬링 이브> 역시 시즌당 8편의 에피소드가 있다. 1편당 40분가량으로 일반 한국드라마보다 길이도 짧다.

일단, 싸이코패스 주인공으로 나오는 조디 코머에게 끌렸다. 포스터와 어울리는 매력적인 얼굴. 그리고 산드라 오가 나온다는 소식이 두번째로 드라마를 보는 재미를 더했다. 그런데 산드라 오의 이브 캐릭터에 은근히 감정이입하며 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빌라넬 역의 조디 코머가 매 에피소드마다 귀여운 장면을 양산했기 때문에 자꾸 보게되는 힘이 있었다.

또한 케니 역의 션 델라니가 꽤 매력있었다. 정보가 많이 없어서 아쉬운 배우.

동성애적인 코드가 있다. 싸이코패스와 그를 추적하는 정보국 요원과의 묘한 이끌림을 잘 표현했다. 내용을 질질 끌지만 않는다면 계속해서 시즌을 볼 의향이 있다.

오랜만에 재미있게 본 영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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