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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1점

올해의 대실망작

1.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다. 문화의 날에 7천원 주고 봐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국영화, 특히 신작의 경우 감독을 비롯하여 관계자들이 후기를 읽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솔직하게 실망한 후기를 쓰기가 어렵다. 특히 요즘은 영화가 흥행하는데에 있어서 입소문의 영향력이 중요하다보니까 후기 신경 많이 쓰는 것 같다. 솔직한 혹평을 쓰면 블로그에 악플이 달릴 때도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실망한 영화가 갑자기 좋아질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영화 보고 이렇게까지 실망해본 게 참 오랜만이다. 2시간의 상영시간이 마치 3시간 처럼 느껴졌다.

2. 원작 뮤지컬이 워낙 호평이고, 처음에 영화 시작할 때 오프닝이 나쁘지 않아서 '평타만 해라'라는 마음으로 봤는데 뒷 내용 진행될수록 한숨이 푹푹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윤제균 감독 특유의 신파와 연출을 지적하지만 난 그의 대중성과 흥행력을 존중하는 편이다. 흥행하는 것도 일종의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영화를 보지도 않고 JK필름이라는 이유로 싫어하는 후기가 꽤 있던데 최소한 작품은 소비하고 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보지도 않고 욕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그런데 이 작품은 감독만의 특기였던 신파도 실패했다.

3. 초반에 러시아 사람들 등장하는 장면에서 굉장히 기시감이 들길래 어디서 많이 봤나 했더니...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느낌이었다! 그리고 중간에 배우 김고은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웬 드라마 <명성황후>가 펼쳐진다!

4. 아무리 뮤지컬 장르지만 세트장에서 찍은 티가 너무 많이 난다. 그리고 엑스트라 너무 적더라. 각종 소품과 옷들은 빳빳하고 새것의 티가 너무 나서 21세기에 구매한 상품들이라는게 너무 잘 느껴졌다.

5. 영화관 특유의 강제적인 집중이 있기 때문에, 요즘 같은 OTT 시대에는 집에서보다 영화관에서 보면 더 재밌게 볼 수 밖에 없다. 예로 들자면 올해 개봉했던 <육사오>같은 작품도 집에서 혼자 OTT로 본게 아니라 영화관에서 다함께 웃으며 봤기 때문에 더 즐겁게 본거거든. 근데 이 작품은 영화관에서 더 자세하게 보면서 온갖 단점이 더욱 눈에 들어온 것 같다.

6. 캐릭터들이 전형적이고 뻔하다. 특히 배우 박진주의 캐릭터. 저 역할은 저렇게 행동하겠구나 예상하면 그대로 진행이되어서 굉장히 상투적이었다.

7. 과하게 비장하고 힘이 들어가니까 오히려 한 없이 가볍게 느껴진다. 또한 집중 좀 하려고하면 어이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뮤지컬 장르 좋아하고,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도 좋아하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이 작품은 어색하게 느껴지더라. 자꾸 안좋은 평만 줄줄 써서 미안하지만, 영화 보고 이렇게 실망해본게 참 오랜만이라서 할말이 끊이지 않는다.

8. 그래 장점 생각해보자 장점!

배우 김고은이 노래를 잘 했다. 그가 노래 부르는 영상을 몇번 봐서 잘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뮤지컬 장르를 할 정도로 잘하는 건 처음 알았다. 배우로서의 매력이 더욱 배가 되는 느낌이다.

9. 안중근 의사에 대해 한번 더 찾아보고 생각해보게 된다. 약 100여년 흐른 현재에 다시 독립운동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릴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더 잘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긴 하지만....)

10. 이 영화 호불호가 극강으로 갈릴 것 같다.

영화 보다가 도중에 진짜로 나가는 사람들 좀 있었다. 옆에서 한숨쉬는 소리도 들렸다. 나는 강박증이 있어서 한번 본 영화는 결말까지 봐야만 직성이 풀려서 끝까지 봤다. 반면 몰입해서 보는 사람들도 있었는지 후반부에 훌쩍이면서 우는 소리도 좀 들렸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뜩이나 표값 비싼 뮤지컬을 싼 값에 영화로 볼 수 있다고 좋아하겠고, 혹평하는 사람들은 아마 내 의견과 대부분 이유가 같을 것 같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 뮤지컬 영웅을 너무 감명깊게 본 팬이고, 이걸 또 굳이 영화로 보고싶은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는 비추천 - 특유의 한국식 신파가 너무 싫은 사람, 뜬금 없이 노래를 부르는 뮤지컬 장르를 못 견디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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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4점

환상적인 세계의 창조. 영화의 존재 이유.

아바타 2편을 보고 덕심이 차올라서 복습한 아바타 1편. 그때는 새로운 세계를 체험하는 기쁨에 내용은 그다지 신경도 안 썼는데, 지금 다시 보니 황당한 장면도 좀 보인다. 하지만 이 영화를 처음에 영화관에서 3D로 봤던 그 황홀함은 정말 잊을 수가 없다. 판도라 세계의 숲의 나비족에게 점점 융화되고 물들어가는 주인공 처럼, 나도 그 속 세상을 체험하고 탐험하며 애정을 갖는 시간이었다.

다만, 확실히 영화관에서 보는 거랑은 다르다.

영화관에서 보게 되면,

옆자리의 이상한 관객

불친절한 알바

더러운 상영관 의자 등 때문에 영화관에서 보는걸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데

<아바타>는 정말 영화관의 존재 이유와 영화라는 장르가 주는 행복감과 기쁨을 알게해주는 작품이다.

이거 리마스터링 재개봉했을 때 영화관 갈걸..... 후회된다.

아, 디즈니 플러스에 이 영화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디즈니 플러스는 자막의 질이 영 별로라서 네이버 시리즈온에서 결제해서 봤다. 그런데 대체 몇년 전 영화인데 오천원에 파는거 뭐야. 그리고 시리즈온도 자막이 그냥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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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4점

영화관의 존재 이유. 이걸 보고 즐길 수 있는 세대라서 행복해.

1. 1편을 본 것이 어언 10여년 전. 그래서 1편 내용이 가물가물한 상태로 갔더니, 초반에 내용 파악하느라 정신 없었다. 한 20-30여분 적응하고 나니 뒷 부분 부터는 재미있게 몰입했다. 1편을 무조건 감상하고 가는 게 좋을 듯 하고, 도저히 시간이 안난다면 요약본이라도 읽어보고 가야 내용 파악에 어려움이 없다. 아무래도 '시리즈물'인 만큼 내용이 연결되거나 계승하는 부분이 많아서 확실히 보고 가는게 낫다. 또한 10여년 전에 영화관에서 1편을 본 사람은 그대로 그냥 2편 봐도 괜찮다. 어차피 초반은 무조건 배경 설명이라서 보다보면 1편 내용이 좀 기억난다.

2. 상영시간이 무려 3시간 가까이 된다는 압박감이 있지만, 길다는 느낌을 못 받을 정도로 몰입했다. 체감상 다른 2시간짜리 일반 영화들과 똑같은 느낌이었다. 어찌나 몰입하면서 봤던지 보는 도중에 자세를 바꾸거나 다리 한번 안 펴고 봤다.

아, 대신에 나는 콜라나 팝콘같은걸 일부러 안 사서 갔다. 도중에 화장실 가느라 영화 중간 부분 놓치면 맥이 끊기고 너무 아쉬울 것 같아서 그랬는데 음식 안 사가길 잘 했다. 먹을 시간이 없다. 그리고 영화 보는 내내 너무 황홀해서 화장실 갈 생각도 안 났다.

3. 반드시 4D X 3D로 봐야한다.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영화관의 존재 이유를 알려주는 영화다. 사실 좀 정신사나울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오랜만에 3D로 보니까 새로운 세계 체험하는 느낌이 다시 들어서 행복했고, 4D 덕분에 전투 장면에 맞춰 의자가 흔들려서 더욱 영화에 빠져들 수 있었다. 갈수록 기술이 발전 하는게 놀랍고, 이렇게 즐길거리가 많아지는게 행복하다.

4. 바다 나오는 장면부터 너무 황홀했다. 단 1분 1초도, 한 장면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정말 열심히 탐방하듯이 봤다. 이걸 보고 즐길 수 있는 세대라서 행복했다. 사실 숲의 세계도 너무 멋진데, 바다도 너무 황홀하다. 모든 걸 너무 CG 처리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세월이 지나서 다시 봐도 <반지의 제왕>처럼 촌스러워지지 않을 것 같다.

5. 가족애, 환경, 공생 등의 주제 의식을 담은 영화라 요즘 같은 시기에 딱 맞다.

아바타는 스토리, 그러니까 이야기 전개가 별로라는 평이 많던데 나는 공감하지 않는다. 애초에 1편도 즐기면서 봐서 그런가 2편도 재밌었다. 물론 중간에 일명 '주인공 버프', 뭐야 또 주인공이라서 살아난거야 싶은 장면 있긴 했는데 팬심으로 넘겼다. 하하.

일단 자식 세대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다 매력있다. 스파이더, 로아크, 키리. 개성이 뚜렷하고 그 캐릭터가 갖고 있는 서사가 다 마음에 들었다. 계속 상상력을 자극하는 면이 있다. 캐릭터도 그렇고 판도라 행성의 세상도 그렇다.

영화 보는 내내 등장 인물들에 어찌나 애정이 생기던지... 마지막 장면에서는 좀 울었다. 그런데 나만 우는 줄 알았는데, 내 옆자리 여자 분이 더 훌쩍 훌쩍 울었다.

6. 배가 침몰하는 장면이 있다. 감독의 전작 <타이타닉>의 오마주 같기도 하다. 감독이 정말 바다를 사랑하는구나. <어비스>가 살짝 생각나기도 했다. 아, 그런데 배가 침몰하는 장면에서 트라우마 있는 사람은 이런 장면이 있다는 걸 알고 봐야할 듯하다.

7. 나는 기본적으로

1편이 잘되면 뒷 내용 한도 끝도 없이 늘려대는 시리즈 영화와 헐리우드식 히어로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영화는 뒷 편이 너무 보고싶어 미치겠다! 2편을 이렇게 잘 만들면 어쩌자는건지! 나 또 3편 개봉할 때까지 언제 기다려? 2024년이요? 못참아. 2편도 감독이 여러번 미루다가 개봉한거라서 목 빠지는 줄 알았는데... 난 정말 아바타 시리즈의 광팬이 되어버렸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 양반... 3편 빨리 내놔...

그리고 감독판도 공개해주면 2편도 복습하고싶다!

+)

너무 매력있었던 스파이더

 

로아크 역 맡은 배우... 잘생겼잖아...?! 아바타 뒤에 감춰있기엔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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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3점

집에서도 끝내주게 휴가 보내는 법

정말 궁금했던 토이스토리 단편영화! 디즈니 플러스에 있어서 드디어 봤다. 단편영화만의 매력을 극대화한 작품이다. 짧고 간결하지만 재미있고, 간단하게 끝날 이야기. 그래서 줄거리는 정말 단순하지만 보는 재미가 있다. 일종의 토이스토리 팬들을 위한 '팬 무비'이기도 하다.

하와이 못 갔어도 하와이 간 느낌 내는 최고의 방법이자, 집에서도 끝내주게 휴가 보내는 방법에 대한 교과서같은 작품이다. 하하!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최고의 애니답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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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3점

명절에 보기 좋은 코미디 영화

코미디 대본 쓰기가 정말 어려운건데, 그 어려운걸 잘 해냈다. 배우 고경표와 음문석이 진짜 맛깔나게 연기도 잘했다. 이런 코미디 영화는 꼭 극장에서 봐야한다. 다른 사람들 웃을 때 그 웃음 소리 때문에 더 재미있게 느껴지거든. 마찬가지 이유로 엄청난 흥행을 했던 영화 <극한직업>의 경우 영화관에서 볼 기회를 놓치고 집에서 혼자봤는데 진짜 재미없게 봤었다. 물론 유머감각이 나랑 안 맞을 수도 있는데 확실히 집에서 혼자보니까 재미가 없더라.

어쨌든 이 영화는 입소문만 잘 탄다면 꽤 흥행할만한 영화라고 생각이 든다. 개봉 시기도 명절로 잘 잡았고,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또 마지막에 쓸데없는 신파가 없어서 괜찮았다.

물론 좀 튀는 장면들, 너무 티나는 CG와 개연성 없는 전개가 단점이긴 하다. 그리고 특히 포스터! 포스터 보고 '와 진짜 재미없을 것 같다.'라고 생각했었거든. 왠지 뻔하디 뻔한 B급 코미디 영화의 느낌이 물씬 나서.. 코미디 영화 포스터는 꼭 저렇게 만들어야만하는 걸까? 뭐 어쨌든 꽤 볼만했다! 영화 표값은 너무 비쌌지만, 만약 OTT에 들어왔거나 TV에서 상영해준다면, 가족끼리 모여서 다같이 하하호호 재밌게 봤을 법한 영화다.

아, 그리고 배우 박희진이 오랜만에 나와서 꽤 반가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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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1.5점

알쏭달쏭 난해하고 애매해.

김민하 감독의 전작 <슈퍼 히어로>를 꽤 긍정적으로 봤기 때문에 이번 작품도 조금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잘 모르겠다. 흡혈귀가 피 빨아 먹고 월세를 받고 살고, 그런데 그 흡혈귀도 정작 다른 누군가에게 혈세를 털리고 있었다. 현실을 풍자하는 작품인데, 글쎄 그다지 비유가 와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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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3.5점

그저 유쾌하게 분위기를 유지하며 끝까지 간다.

아무런 기대 없이 봤다가 가장 재밌게 본 작품이다. 사실 영화 제목도 그렇고 시놉시스도 그렇고 묘하게 풍기는 B급 영화의 분위기에 기대를 전혀 안했다. 특히 처음에 귀신 등장할 때부터 이게 뭔 영화인가싶었다. 근데 보다보니 빠져든다. 영상미도 있어서 놀랐다. 하하. 어떻게 생각하면 조금 금기시 되는 소재를 가지고 끝까지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잘 만들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이런 성을 소재로 하는 영화가 별로 없었잖아? 그래서 더욱 재미있게 본 것도 있다.

다소 불필요하고 황당하다 싶었던 장면은, 천장에서 칼 떨어지는 장면인데. 그 장면이 유독 튀었다. 갑자기 피뿜어져 나오고, 장면이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만화같은 장면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영화 분위기 자체가 워낙 계속 유쾌하게 이어져갔기 때문에 그럭저럭 이해하고 넘어가면서 볼 수 있었다.

이 영화 감독의 GV는 꼭 보고싶었는데, 영화제에 참석하지 않아서 감독의 얼굴을 볼 수 없어서 정말 아깝다! 사실 내가 단편 영화 보면서 이 작품의 감독은 꼭 만나봐야겠다 싶은 사람은 별로 없었거든. 그런데 <귀신친구>의 정혜연 감독은 다른 작품들도 꼭 보고싶다. 독립 영화 각 잡고 제대로 만들어도 꽤 잘 만들 듯 하다!

전고운 감독의 영화 <소공녀>를 좋아했다면, 이 영화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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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2점

감독이 이순신 장군님에 진심이구나.

초중반부가 살짝 지루하다. 캐릭터들이 따로 놀고,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잘 연결되지 않는 듯 하다. 게다가 이순신 장군님의 한산도 대첩을 이야기로 만든 것이라면, 반드시 결말은 이긴다는 희망찬 결말도 다 알고 있는 상태라서 영화 볼 때 힘 빼고 봤다. 다들 감독의 전작 <명량>보다 잘 만들었다고들 하는데, 글쎄 모르겠다. 비슷한 것 같다.

솔직히 배우 옥택연과 공명이 너무 튀었다. 배우 박지환의 경우 범죄도시에서 아주 강한 캐릭터를 연기했더라도, 이번 영화에서 튄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거든. 역시 배우 박지환은 코믹 말고도 차분한 역할도 정말 잘 어울리는구나 싶었는데, 옥택연과 공명의 경우 그 사람들의 대중적인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캐릭터로 안보이고 그 배우들이 분장한 걸로 보였다. 특히 옥택연의 경우 가수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더욱 그래보인 것도 있다. 그나저나 배우 박해일과 변요한을 보고 왜 배우는 이미지가 중요한지, 그리고 '눈'이 왜 중요한지 알겠더라.

나는 시리즈 영화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 후속작 <노량>도 왠지 또 보러갈 것 같다. 김한민 감독이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을 어떻게 마무리할 건지 한번 봐야지.

아, 그리고 김한민 감독이 출연한 장면을 스스로 편집했다고 그러던데 아쉽다! 나는 감독이 연기하는거 보는 걸 좋아하거든. 김한민 감독이 연극배우 출신인 줄 몰랐다. 자신의 모습을 통편집하는 거 쉽지 않은 결정인데, 자기 객관화를 잘하는 사람인 듯 하다. 크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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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3.5점

넷플릭스는 역시 다큐를 잘 만든다니까.

1. 넷플릭스 자체 제작 영화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영화 중에 좋았던 건 <옥자> 하나만 떠오른다. <버드 박스>도 재밌긴 했지만 너무 개연성이 없어서 그다지 좋아하는 영화는 아니거든. 그리고 사실 넷플릭스에서 자체 제작한 영화들은 일명 'B급 영화'가 많다.

그런데 넷플릭스가 제일 잘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다큐 장르다. 현재 세태를 꿰뚫어보고, 시사점을 주는 다큐를 잘 만드는 편이다.

2. 이번 작품 <데이트 앱 사기: 당신을 노린다>는 제목만 보자마자 내용을 바로 유추할 수 있다. 사실 로맨스 스캠이나, 데이트 앱을 이용해서 연인의 돈을 갈취하는 그런 범죄 사건들에 대해 이미 익히 알고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튜버 썸머썸머의 영상을 보면서 이미 내용은 다 스포당해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어차피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거라 내용을 알아도 상관 없었다. 그리고 알고 봐도 충분히 볼만 하더라. 사실 이런 심각한 사기 사건을 다루는 내용에 재밌다는 단어를 써도 되는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영화 자체는 흥미진진하게! 마치 스릴러 영화처럼 흘러간다.

3. 진짜 나쁜 놈은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서 등쳐먹고 산 사기꾼인데, 사람들은 피해자를 욕한다.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얼굴이 평생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박제되는 것과, 사기를 당했다는 수치심이 있었지만, 그 큰 어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냈다. 난 그것에 정말 큰 응원을 해주고싶다.

사실 피해자가 되어보면 안다. 피해당했다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는 것도 쉽지가 않다. 내가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들을 부정해야만하거든. 내가 이 남자와 쌓아온 관계와 노력들이 허상이라는게 믿기지가 않으니까 피해자라고 인정하고 싶지도 않아진다. 그리고 그 사실을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이야기하는 건 더욱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정말 용기있는 여성들이다. 이 피해자들 보며 꽃뱀이나 골드디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멍청한 사람들은 반성해야한다. 영화 속에 나오는 세실리아의 말이 맞다. 대체 어떤 골드디거가 남자한테 돈을 대주냐? 그들은 철저히 피해자다.

예를 들어서 A라는 사람이 당신한테 천만원짜리 밥을 사주기로했어.

근데 막상 밥 다 먹고나니까 카드가 안된다고 당신보고 결제하라그러네? 나중에 갚겠다며.

결국 끝까지 돈 안 갚았어. 그럼 이거 뭐야? 명명백백 사기잖아.

그런데 사람들이 '어쨌든 너도 즐겼잖아~ 너 A 돈보고 만난거고 등처먹으려고 한거잖아~'라고 하면 인정할거야? 아니잖아. 엄연히 사기 피해자가 된건데 억울하지 않겠어? 대체 왜 피해자들보고 꽃뱀이니 골드디거니 욕을 하냐? 그럼 사기꾼은 뭔데.

4. 세실리아 인터뷰를 들으면서 솔직히 답답했다. 대출을 8군데 이상 받은 게 너무 와... 정말 가슴이 갑갑해지더라. 만약 내 친구였으면 뜯어말렸을 것 같다. 아무리 연인을 사랑한다지만 가족도 아닌데? 사실 가족한테도 몇 군데에 대출받아서 도와주는거 쉽지 않잖아. 몇 군데에서 대출 받는 동안 친구들이나 가족한테 얘기 안했나보다. 주변에 뜯어말리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을 수가 있나?

3억이면.. 에휴.. 세상에... 사실 일반인이 평생 일해서 모으기는 힘든 돈인데.

차라리 3억을 세실리아 본인이 명품 사고, 고급 호텔에서 자고, 자기가 쓰느라 그런거면 몰라도. 남이 즐기며 쓴 돈을 갚으며 살아가야한다니...

어쨌든 세실리아를 탓하고싶진 않고.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도 안다.

피해자는 사기 당하는 시점에는 정말 알 수 없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이 전부 믿어버리게 된다. 사건이 완전히 끝이 난 뒤에야 마치 마법에 풀리는 것 처럼 진실이 보인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 알던 애 중에 허언증이 심한 동창이 있었다. 걔는 중학교 때가 되어서는 그 증상이 더욱 심해지더니, 그 꼬라지를 못 고쳤는지 고등학교 되서는 사건이 커졌다. 그래서 결국 자퇴까지 했다. 걔는 진짜 전형적인 사기꾼의 면모를 보이는 애였다. 영화 속에서도 사기꾼 사이먼이 10대 때부터 사기치고 다녔다고 했잖아? 근데 내가 알던 동창도 딱 그랬다. 설상가상 더욱 심한건 걔네 엄마가 자기 딸을 치료할 생각은 안하고 그냥 자퇴시켜버리고 감싼거다. 성인이 되어서도 마지막으로 소식을 들었었는데 여전히 거짓말 하면서 사는 것 같더라. 변하지가 않았다.

근데 내가 걔를 겪으면서 느낀건데, 당하는 동안에는 정말 감쪽같이 모른다. 시간이 다 지나고나서야 '아.. 그 미친놈이 사기꾼이구나!' 이렇게 깨닫게 되는 것이다.

5. 피해자가 전세계에 대체 몇명인지 알 수도 없고, 피해자가 그렇게 많은데도 결국 사기꾼 사이먼은 현재도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사실 이 다큐도 더 이상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 일부러 그의 얼굴을 공개하려는 목적으로 만든거고, 그래서 최소한 더 이상 '틴더'를 통한 피해자는 조금이나마 줄어들지 않을까? 그게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진짜 열받는 것은 주변인들이다. 경호원 피터라던지 동업자들. 그들은 사기행각에 동참했는데 아무런 징역을 살지 않았다. 아 화난다. 사기꾼까지 포함해서 싹 다 유병단명했으면 좋겠다. 무병장수 말고, 유병단명! 공기 아깝고 지구 아까우니까 오래 살지도 마라!

와 근데 그 사기꾼은 분명히 10대 부터 20대 초반까지는 전형적인 찌질한 유대인 남자처럼 생겼는데 점점 시간 지날수록 성형도 하고 관리도 해서 그런지 그나마 볼만하게 바뀌더라. 근데 그래도 여전히 키도 작고 쭉정이 같다. 이스라엘에서는 이 남자에 대한 반응이 어떤지 정말 궁금하네... 그리고 대체 이 남자 사업에 누가 여전히 투자하는거야? 사기꾼의 정체를 알고도 투자하는거면, 투자하는 사람도 똑같이 범죄에 가담하려는 사기꾼이거나 등신이거나 둘 중 하나다.

어쨌든 피해자들이 넷플릭스 다큐 출연료로 조금이나마 빚 갚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영화 다 보고 느낀 점!

1. 역시 세상에 공짜란 없다. 너무 좋은 혜택은 한 번 의심하자.

2. 일반 서민과 부자가 만나는 건 드라마에'만' 많다.

사실 내가 재벌이라도 그래. 같은 경제적 수준의 연인을 만나려고하지, 일반 서민 안 만날것 같다. 나보다 한참 떨어지는 사람이랑 연인으로 계속 유지하는거 현실적으로 사랑만으론 어렵잖아. 그런 비현실적인 경우가 정말 드무니까 화제까지 되는거고.

3. 남자들은 진짜 좋아하는 여자한텐 돈 못 쓰게 하는구나.

모델 여친들한테는 온 갖 비싸고 좋은 거 다 사주고 즐기고, 피해자들한테는 뜯을 수 있는 한도까지 싹싹 뜯어낸거 정말 어이없다. 대출까지 받게하고, 집 팔라고 그러고. 염병.

다큐 보면서 놀란점 몇가지

1.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의 전용기와 차에 그렇게 덥썩 탄다고? 이 영화 장르 스릴러야?

2. 사람 이름 구글링해보는거 신기하네. 우리나라는 동명이인이 너무 많아서 불가능할 듯.

3. 폰지 사기의 역사는 참 유구하구나…

4. 여권 위조가 이렇게 쉬운거였어?

5. 사기꾼 사이먼 눈썰미 장난 아니다. 어떻게 지를 몰래 찍는 카메라맨을 금방 발견했지?

6. 역시 사기 치는 것도 체력과 정신력이 좋아야한다. 미친놈. 몇명의 여자랑 동시에 연락을 한거야 대체.

*작품 속 언급 된 영화

미녀와 야수 (1991)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1953)

노란 롤스로이스 (1964)

그리고 오드리 햅번의 영화가 몇 장면 나왔는데 정확하게 어떤 작품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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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3.5점

팬들을 위한 후속편이란 이런 것.

난 시리즈 영화를 정말 안 좋아한다. 똑같은 내용 울궈먹고, 한번 인기 있으면 끝도 없이 내용을 질질 끌어서 사람 질리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드라마도 왠만하면 완결된 것을 본다.) 하지만 그만큼 적당히 2탄 잘 만들기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어쨌든 1편의 여러 장면을 추억하게 하면서도 2편만의 재미를 보유한 할리우드 작품은 몇 되지 않는데, 이번 영화 <탑건>은 무척 세련된 방식으로 후속편을 잘 만들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의 존재 의미에 대한 주제의식도 잘 담았고, 원작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도 선사한다. 사실 처음에 후속편 만든다했을때 이걸 굳이 만드나 싶었다. 배우 마일즈 텔러가 톰 크루즈 젊은 시절 역할 하는 줄 잘못 알고 마음에 안들어 했었다. 하하하. 게다가 1편을 정말 재미없게 봤었거든. 그래서 더욱 후속편 제작에 부정적이었는데, 2편은 입소문 날만 하다!

아, 톰 크루즈 내한 했을 때 극장 한번 갔으면 좋았을 걸 너무 아쉽다!

한가지 참 화나는건. 아시안 배우 2명이 있었음에도 엑스트라 급도 못하게 나온게 너무 화나고 슬프다. 아예 화면에 비춰주질 않던데? 내가 그 배우들이었으면 완성본 보고 정말 슬펐을 것 같다.

또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은 절대 죽지 않는다는 거다. 설마 톰 크루즈 죽었나? 하고 보면 역시나. 그럴리가 없지. 불사조다 불사조. 하하. 그래서 좀 어이없긴 했는데 그냥 '오락 영화니까'라고 이해하면 볼 만했다.

젊은 청춘들이 해변에서 뛰어노는걸 보니까 정말 반짝반짝 빛나더라! '여름'이라는 계절에 참 시기 잘 맞춰서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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