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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1점

올해의 대실망작

1.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다. 문화의 날에 7천원 주고 봐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국영화, 특히 신작의 경우 감독을 비롯하여 관계자들이 후기를 읽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솔직하게 실망한 후기를 쓰기가 어렵다. 특히 요즘은 영화가 흥행하는데에 있어서 입소문의 영향력이 중요하다보니까 후기 신경 많이 쓰는 것 같다. 솔직한 혹평을 쓰면 블로그에 악플이 달릴 때도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실망한 영화가 갑자기 좋아질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 영화 보고 이렇게까지 실망해본 게 참 오랜만이다. 2시간의 상영시간이 마치 3시간 처럼 느껴졌다.

2. 원작 뮤지컬이 워낙 호평이고, 처음에 영화 시작할 때 오프닝이 나쁘지 않아서 '평타만 해라'라는 마음으로 봤는데 뒷 내용 진행될수록 한숨이 푹푹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윤제균 감독 특유의 신파와 연출을 지적하지만 난 그의 대중성과 흥행력을 존중하는 편이다. 흥행하는 것도 일종의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영화를 보지도 않고 JK필름이라는 이유로 싫어하는 후기가 꽤 있던데 최소한 작품은 소비하고 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보지도 않고 욕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그런데 이 작품은 감독만의 특기였던 신파도 실패했다.

3. 초반에 러시아 사람들 등장하는 장면에서 굉장히 기시감이 들길래 어디서 많이 봤나 했더니...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느낌이었다! 그리고 중간에 배우 김고은이 나오는 장면에서는 웬 드라마 <명성황후>가 펼쳐진다!

4. 아무리 뮤지컬 장르지만 세트장에서 찍은 티가 너무 많이 난다. 그리고 엑스트라 너무 적더라. 각종 소품과 옷들은 빳빳하고 새것의 티가 너무 나서 21세기에 구매한 상품들이라는게 너무 잘 느껴졌다.

5. 영화관 특유의 강제적인 집중이 있기 때문에, 요즘 같은 OTT 시대에는 집에서보다 영화관에서 보면 더 재밌게 볼 수 밖에 없다. 예로 들자면 올해 개봉했던 <육사오>같은 작품도 집에서 혼자 OTT로 본게 아니라 영화관에서 다함께 웃으며 봤기 때문에 더 즐겁게 본거거든. 근데 이 작품은 영화관에서 더 자세하게 보면서 온갖 단점이 더욱 눈에 들어온 것 같다.

6. 캐릭터들이 전형적이고 뻔하다. 특히 배우 박진주의 캐릭터. 저 역할은 저렇게 행동하겠구나 예상하면 그대로 진행이되어서 굉장히 상투적이었다.

7. 과하게 비장하고 힘이 들어가니까 오히려 한 없이 가볍게 느껴진다. 또한 집중 좀 하려고하면 어이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뮤지컬 장르 좋아하고,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도 좋아하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이 작품은 어색하게 느껴지더라. 자꾸 안좋은 평만 줄줄 써서 미안하지만, 영화 보고 이렇게 실망해본게 참 오랜만이라서 할말이 끊이지 않는다.

8. 그래 장점 생각해보자 장점!

배우 김고은이 노래를 잘 했다. 그가 노래 부르는 영상을 몇번 봐서 잘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뮤지컬 장르를 할 정도로 잘하는 건 처음 알았다. 배우로서의 매력이 더욱 배가 되는 느낌이다.

9. 안중근 의사에 대해 한번 더 찾아보고 생각해보게 된다. 약 100여년 흐른 현재에 다시 독립운동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릴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더 잘 만들었으면 좋았을 것 같긴 하지만....)

10. 이 영화 호불호가 극강으로 갈릴 것 같다.

영화 보다가 도중에 진짜로 나가는 사람들 좀 있었다. 옆에서 한숨쉬는 소리도 들렸다. 나는 강박증이 있어서 한번 본 영화는 결말까지 봐야만 직성이 풀려서 끝까지 봤다. 반면 몰입해서 보는 사람들도 있었는지 후반부에 훌쩍이면서 우는 소리도 좀 들렸다. 좋아하는 사람들은 가뜩이나 표값 비싼 뮤지컬을 싼 값에 영화로 볼 수 있다고 좋아하겠고, 혹평하는 사람들은 아마 내 의견과 대부분 이유가 같을 것 같다.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 뮤지컬 영웅을 너무 감명깊게 본 팬이고, 이걸 또 굳이 영화로 보고싶은 사람

이런 사람들에게는 비추천 - 특유의 한국식 신파가 너무 싫은 사람, 뜬금 없이 노래를 부르는 뮤지컬 장르를 못 견디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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