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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1점

감정선 정말 이해 안되네.

'홍콩'이라는 장소에 대한 나의 기억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것으로 점철 되어있다. 일단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대부분의 나의 지인들이 비추천했던 여행지다. (그들의 말을 듣고 행선지를 바꿨어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여행경비가 적절하게 맞는 데다가 내가 안 가본 여행지는 홍콩 뿐이라 여행지로 선택했다. 그러니까 내가 가고싶어서 선택한 여행지는 아니고, 철저히 자본주의적인 결정이었다. 그런데 지인들의 말대로 사람들이 어찌나 불친절하던지 정말 여행 내내 유쾌하지가 않았다.

타 여행지에서는 늘 길에서든 상점에서든 딱 한번이라도 친절한 누군가를 만나게 되는 순간이 온다. 대만 여행할 때 한참을 지도를 보고 있는 내게 다가와서 선뜻 도와주려는 누군가가 있었고, 태국 여행에서도 그랬다. 심지어 내가 가장 싫어하는 나라인 일본에서도 한 여성분이 길을 안내해주기도 했다.

그런데 홍콩은 어찌나 사람들이 불친절하던지 원. 물건을 구매하러 온 손님에게 그렇게 문전박대하듯이 하는 곳은 홍콩이 처음이었다. 대화가 통하지 않고 언어를 잘 몰라서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내가 못 알아듣는 것이 차라리 다행이다 싶을 만큼 눈빛부터 적대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버스 내 같은 승객으로 마주한 흑인 남성분이 유일하게 예의와 기본적인 배려를 갖춘 사람이었다.

그래서 <중경삼림>을 보고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항간의 인식과 달리 홍콩이라는 곳은 내게 있어서 전혀 낭만적인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많이 지났다. 약 5년여의 시간이 흐르고,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여행을 못가는 이제는 그 불쾌했던 기억도 많이 흐릿해졌다. 역시 시간이 약인가 보다. 또한 안 가본 것보다 가본 경험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홍콩이란 곳이 궁금해졌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홍콩의 아련한 추억을 느낄만한 그런 영화 전혀 아니었다. 심지어 홍콩의 풍경도 나오지 않는다. 그냥 네 사람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아 역시 홍콩은 나랑 안 맞는 곳인가보다. 감정선을 너무 이해가 안되었지만 무엇보다도 재미도 없었다. 박찬욱 감독이 선정한 과대평가 영화 중 하나인데, 그의 말이 정말로 맞다. 고독한게 자랑이야? 첫번째 두번째 이야기 둘 다 이해도 안되고 재미도 없다. 홍콩 반환에 대한 그 당시의 심경을 비유했다던데 꼭 이런식으로 비유했어야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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