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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3점

프란시스를 통해 나를 만나는 시간

흑백영화. 신선했다. 예술영화 느낌이 물씬 나는 영화였다. 가장 평범하고 보통의, 보잘것 없는 인생을 그린 면에서 <점원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이 영화가 조금더 정갈하고 잘 정돈된 느낌이었다. 

27살. 그러나 여전히 제대로 성취한 것은 없고 견습생 신분일 뿐이다. 나만의 베스트프렌드라고 생각했던 친구도 멀어지는 느낌에. 여행도 제대로 풀리지 않고. 뉴욕이라는 공간에서 나만의 공간을 찾기는 더 힘들다. 여전히 무용수의 꿈을 꾸고싶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노력하다보면 꿈이 이뤄질거야!같은 영화가 아니고, 결국에 꿈을 꾸기엔 살짝 과년한 나이의 그는 현실과 타협했다. 그렇지만 여전히 소소하게 그만의 꿈을 꾸고, 그만의 공간을 만들었고 안정된 생활에서 미소짓는다. 누군가에게는 꿈을 포기한 것 처럼 느껴지겠지만 나는 프란시스가 조금 더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간거라고 생각하고싶다.

물론, 꿈을 꿀 수있는 나이. 가능성이 많은 나이도 참 좋은 것이지만, 사실 그 시기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어 가장 불안정한 시기이기도하다. 나이가 들어가고, 조금씩 경험이 쌓임에 따라서 자신의 궤도를 찾고, 자신의 취향을 쌓아가며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기에 나이드는 것은, 그래서 현실과 타협하는 것은 나쁘지만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영화를 보면서 특히 제일 눈에 들어온 장면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학생들의 공연을 보면서 미소짓기도하고 공연히 묘한 표정을 짓는 프란시스의 표정들. 내가 아는 그 감정이다. 자신이 꿈꿔왔던 것을 지금 하고있지는 않지만 그 속에 속해있으면서 짓는 희미한 안정감과, 또 그 속에 속해 있지만 그 곳의 주인공은 아니라는 데에서 오는 감정들. 그 묘한 감정을 나는 잘 안다.

원하던 무용수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공간을 갖고 미소짓는 프란시스가 잔상처럼 남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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