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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3점

오직 스타일이 만든 영화.

1. 이런 영화를 보면 늘 한 가지 생각이 맴돈다. 한번뿐인 인생. 청춘을 불살라버려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번 쯤은 퇴폐, 방랑, 유유자적 그렇게 살아보고싶어진다.

2. 글쎄. 배우 게리 올드만이 시드를 정말 잘 표현했다고 칭찬이 자자하지만 난 좀 다른 의견이다. 연기를 잘 한 것은 인정하지만, 주인공 둘 다 잘못 캐스팅 했다. 어울리지 않는다. 특히 낸시 역할은 정말 아니다. 낸시 역할 설정이 원래 그런 것인지, 아니면 배우가 연기를 그렇게 한것인지 원. 너무 시끄러웠다.

3. 전체적으로 패션 스타일이 눈에 띈다. 락시크 스타일. 영국 특유의 청춘의 분위기와 어우러져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섹스 피스톨즈 멤버 조차도 이 영화를 혹평했다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내게 좋은 인상을 남긴 것은 스타일이 영화를 완성했다. 자물쇠 목걸이, 수갑 귀걸이, 옷핀 브로치, 가죽 자켓, 망사 스타킹... 등등

4. 늘 이런 록밴드에 관련된 영화를 보면 여자 잘못 만나서 신세 망쳤다는 류의 설정이 꼭 나온다. 사람을 만나는 것은 연인이든 아니든 단순 친구이더라도, 동료이더라도, 실제로도 어떤 영향이든 있다. 그러나 본인이 절제를 못하고 마약과 연애로 흥청망청 하면서 일과 사생활 분리를 못한 것을 왜 모두 연인의 탓으로 돌리는 지 한심한 핑계다.

5. 보통 이정도까지 영화를 보고 난 후의 나의 생각과 느낌을 적어서 포스팅을 완성하면 꼭 이런 류의 댓글이 달린다. '영화를 제대로 보지 않았군요.', '이거 그런 영화 아닌데요?' (보통은 더 심하게 댓글이 적히지만 순화해서 적었다.)

내 블로그는 포스팅 1-2개만 읽어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데, 영화를 보고 나서 평론하는 블로그도 아니고, 분석을 전문으로 하지도 않는다. 감상하고 난 후의 나의 느낌만 솔직하게 기록하고 보관한다. 정확하게는 "내 기록 저장용" 블로그다. 내가 무슨 영화를 봤고 느낌이 어땠고 나의 생각은 이렇고 끝. 어차피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고 이정도의 의견은 자유롭게 적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국 젊은이들의 그 당시의 저항정신, 펑크, 프랭크 시나트라의 "My way"를 기성세대 앞에서 불러서 어쩌구 저쩌구 그런거 이미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많이 해석해두었다. 그리고 그런 해석을 세세하게 적지 않았다고 상대방이 영화를 제대로 봤니 안봤니 판단하는 것은 본인이 과대해석하는 것이 아닐까?

본인이 재미있게 본 영화 상대방은 그렇지 않은 평을 아주 간단하고 짧게 적었다고 해서, 내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분노에 찬 댓글을 달 정도라면 스스로 평소에 과몰입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인터넷을 잠깐 쉬어야할 때가 아닌지 한번 돌아봐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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