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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3.5점

전형적인 넷플릭스 영화. 용두사미

1. 넷플릭스 영화는 시간 때우기용 (킬링 타임 영화)으로는 좋다. 설정도 흥미롭고, 초중반부 강하게 몰아친다. 그런데 딱 그 뿐이고 결말에서 굉장히 황당하다. 영화 <버드박스>를 보았을 때와 같은 느낌이다. 설정 너무 흥미롭고 재밌는데 그걸 끝까지 전개해나갈 능력도 힘도 부치는 느낌. 유일하게 넷플릭스 영화를 보고 처음부터 끝까지 좋았던건 영화 <옥자> 뿐이었다.

2. 설정은 정말 잘 했다. 특히 주인공이 꺼내놓은 해결책. 밑으로 가자는것에서 머리를 한대 맞은 것처럼 충격이었다. 계속 어떻게 하면 위로 올라갈지 그 생각만 했지. 밑으로 내려가서 음식을 정확히 배분할 생각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은 밑의 계층이 힘을 모아서 연대해야한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위에서 뿌리는 것은 똥이고, 받아 줄 것처럼 줄을(계층의 사다리) 잡아주지만 결국은 그것 역시 위 계층의 놀잇감에 불과하다. 위 계층은 아래 계층이 자신의 계층으로 올라오는 것을 도와줄 마음이 없다. 자신에게 배분된 몫을 지키고 싶어할 뿐이다. 위 계층은 아래 사람이 먹을 음식을 생각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 우리가 현재의 처지에서 우리보다 못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동정으로 끝이고 그들을 생각해서 행동하지 않듯이 말이다.

위 계층은 음식에 나온 작은 머리칼 하나가 문제가 되지만, 아래 계층은 사는 것 자체가 생존의 문제다. 또한 이 구조를 잘 알고있다고 생각한 직원도 사실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 우리의 현실을 제대로 알고있다고 생각한 사람도 사실은 아니라는 것이다. 200여층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333층까지 있었다. 계층의 사다리가 이만큼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소외계층은 더 있었다.

설정은 기가 막히고, 전달하고자하는 주제의식도 잘 잡았는데 결말이 정말 어쩌잔건지. 사실 감독도 어떻게 해야할지 결론을 못내리다가 관객에게 떠넘긴게 아닐까?

게다가 설정을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들이라 굉장히 입체적이지 않고 평평하다. 또한 쓸데 없는 노출 장면과 키스 장면이 기분을 불쾌하게 했다.

아무튼 잘 만든 설정과 세계관은 관객을 만들 수 있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걸 상쇄하고 계속 볼만큼 꽤 재미있었다.

*영화 속 언급 책

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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