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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3점

목표에 걸맞는 다양한 우리네 삶을 성찰한 전시회

기간 2018. 12 27 ~ 2019. 6. 16

시간 10:00 - 18:00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가격 무료

감당하기 어려운 일을 마주할 때 때때로 우리는 하늘을 바라본다. 별을 보며 우리 존재의 근원에 대해 고민하고 때로는 덧없음을 깨닫곤 한다. 그래서 우리는 별들의 후예다. 방황하는 별인 우리들. 우리네 존재 가치에 대해 성찰하고 고민한 흔적을 담은 기획 전시회 <별 헤는 날: 나와 당신의 이야기>에 다녀 왔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은 연초제초장 (담배공장)이었던 곳을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무려 4층이나 되는 수장고와 한 층의 기획 전시실을 갖춘 미술관이다. 과거에 어떤 공간이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공간성이 획기적인 미술관이었다. 특히 1층부터 개방형 수장고를 구경할 수 있었는데, 빽빽하게 들어서 있는 다양한 소장작품을 보는 재미가 있었다.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차례로 어떤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지 유리를 통해 지켜보고 마지막으로 기획 전시실을 찾았다.

입구부터, 다양한 도시에서 바늘처럼 꼿꼿히 서있는 김수자의 <바늘여인> 영상작품이 눈길을 끌었다. 그 중에서도 나이지리아에서 찍은 영상이 꽤나 눈에 들어왔는데 각양각색의 다양한 도시들은 한번쯤 시선을 주긴 해도 저마다 자신의 길을 가기 바빠 바로 지나가는데에 반해, 나이지리아에서는 수많은 인파가 바늘여인을 둘러싸고 있었다.

이 전시에서 가장 감동적으로 느껴졌던 전시는, 정연두 작가의 <내 사랑 지니>다.

다양한 나이와 국적, 성별의 사람들의 현재 모습을 촬영 후 똑같은 자세로 미래 혹은 그들의 꿈을 보여준다. 이루어질 수 없을 것만같은 한 여름의 몽상같은 꿈도 있고, 아주 현실성 있는 꿈도 있었다. 심지어 그들의 사진 중에는 현재 모습이 내 꿈인 경우도 있었다. 사진을 통해 실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꿈이 이루어진듯한 착각을 들게했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하나의 작품이 꽤나 내게 자극을 주었다.

원성원 작가의 <드림룸 - 배경>은 각박한 현실에서 탈출하고싶어하는 우리의 소망을 인식하는 듯 평범한 공간을 바다 속의 이상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한 작품이다. 내 방 속에는 어떤 물고기들이 부유하고 나는 어떤 꿈을 꾸며 유영하고 있을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이선민 작가의 <트윈스> 연작 시리즈는, 부모와 자식을 쌍둥이에 비유한 작품이다. 부모의 성격과 취향, 취미는 고스란히 자식에게 영향을 미치며 그것을 후천적 쌍둥이로 표현한 작품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생활전선에 치여 적절한 취미를 갖지 못했던 우리 부모님에게 내가 영향을 받은 것이 있으니, 모험하고 탐험하며 여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근근히 기회가 닿으면 혹은 기회를 만들어서라도 새로운 곳을 방문하고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게다가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은 미술관은 가는 것은 분명한 엄마의 영향이다. 나에게 이르러서 나는 부모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취미를 갖게 되었다. 미술관부터 시작하여, 연주회, 연극과 뮤지컬을 폭 넓게 감상하고 다양한 문화들을 내면화 한다. 분명한 영향을 받았고 자식세대인 나에게 이르러 그것은 더 거대해졌다.

그 외에도 공중그네 곡예사, 미싱사, 피아노 조율사, 제주 해녀의 삶을 세밀하고 면밀하게 관찰한 영상 작품이 눈에 띄었다. 그들의 삶에 조금 더 가깝게 표현한 영상 작품을 통해 우리네 일상을 관찰 할 수 있었다.

굉장히 독창적이라고 느낀 작품은 단연 양정욱 작가의 <피곤은 언제나 꿈과 함께>라는 작품이었다.

제목부터 너무 공감이 되어 전율이 일었는데, 나무와 모터 실을 이용하여 표현한 조각 설치 작품은 더욱 놀랍다. 작가가 야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했을 때 꾸벅꾸벅 졸고 있는 야간 경비원의 모습을 움직이는 조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조는 모습을 실제적으로 표현한 나무 작품은, 가장 피곤할 때 무언가를 몽상하며 꿈을 꾸는 것을 떠올리게 했다.

그 외에도 임흥순 작가의 <위로공단>이 상영되고 있었는데, 1970~80년대 구로공단 공장 노동자들을 비롯한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영화다. 언젠가 꼭 봐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영상이 상영되고 있어 놀랐다.

전반적으로 우리네 삶을 치열하게 성찰하며 형상화한 작품들을 한데 모아놓은 것이 이번 기획 전시의 목적과도 부합하여 꽤나 의미있었다. 게다가 내게 때로는 영감을 주는 순간들이었다. 이번 전시도 꽤 재미있게 잘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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